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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사랑해"
여전히 다갈색 코트 같은 그의 눈동자 속
이제 그 코트의 새 주인이 된 여인이 어른어른 거렸다
진눈깨비로 어깨가 젖을 무렵에야
그가 떠난 발자국 반대 방향으로 발자국을 딛기 시작했다
그가 떠난 어깨 위로 밝은 봄볕이 내려앉은 어느 날
빛바랜 그와 마주쳤다
"미안해"
"고마워"
하고 말하면서 그녀는 그의 뺨을 어루만졌다
여전히 겨울 같은 입술이 차게 웃고 있었다'창작글 > 창작시' 카테고리의 다른 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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